새로운 형태의 K팝..메타버스 열풍 속 쏟아지는 가상 아이돌 - 스타뉴스

[스타뉴스 창간기획-메타버스, 신한류를 열다] 메타버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새로운 시장

메타버스가 미래 비즈니스 키워드로 부상하며 산업 전반에 퍼지고 있다. 대중음악계도 예외는 아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9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아바타 형태로 팬사인회를 열었고, 방탄소년단도 비슷한 시기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 공개한 바 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6월 SM 비전 발표 영상을 비롯해 여러 차례 미래 세상이 셀러브리티와 로봇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지난해 메타버스와 아바타 개념을 세계관으로 내세운 걸그룹 에스파를 선보이기도 했다.



펄스나인의 AI가상 걸그룹 이터니티 /사진제공=펄스나인



◆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가상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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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캐릭터를 멤버들로 한 걸그룹 K/DA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가상 아이돌의 상업적 성공은 일부 증명된 편이다. VV엔터테인먼트가 2019년 4월 내놓은 AI 가수 아뽀키는 유튜브 구독자 29.5만명, 틱톡 팔로워 220만명을 보유한 인기스타다. 이에 앞서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는 게임 캐릭터를 아이돌화 시킨 걸그룹 K/DA를 선보였다. 데뷔곡 POP/STARS 현재 기준 유튜브 조회수 4.5억뷰를 기록하며 글로벌한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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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개발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지분 100%를 출자해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사진제공=넷마블


이런 가운데 메타버스 열풍이 더욱 거세지며 가상 아이돌 육성 사업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이언트스텝과 손잡고 한유아를 가상 아이돌로 키우겠다고 내세웠다. 한유아는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VR게임 포커스온유의 주인공이다.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도 최근 가상 아이돌을 선보이기 위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가상현실(VR) 플랫폼 개발은 물론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처럼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및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딥스튜디오는 2019년 정세진, 민서준, 조은현, 도영원 4명의 가상 인물을 멤버로 한 4인조 보이그룹 유어스를 제작했다. 아직 정식 데뷔 전이지만 이들의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공식 계정 팔로워는 20만명을 넘어섰다.


SAMG엔터테인먼트와 애니펜은 지난 5월 K팝 디지털 아이돌을 꾸밀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룰루팝을 론칭, 시즌별로 각기 다른 콘셉트의 인형과 음악, 뮤직비디오를 보여준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펄스나인은 최근 11인조 가상 걸그룹 이터니티 제작하고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다.



◆ "영원히 늙지 않는다"..가상 아이돌을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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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버추얼 셀럽 한유아 /사진제공=스마일게이트


버추얼 휴먼 열풍 속 아이돌 시장은 관련 기업들이 가장 전략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분야다. K팝이라는 옷을 입었을 때 팬덤을 구축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가상 아이돌은 인간과 달리 늙지 않고, 체력적 한계가 없으며, 사생활 문제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K팝 아이돌에게 요구되는 노래, 춤, 외모, 인성 등을 한 사람이 모두 갖추긴 힘들지만, 가상 아이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제작 시간과 비용도 실제 아이돌을 키울 때보다 적게 든다는 점도 가상 아이돌의 큰 장점이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에 따르면 연습생 계약기간은 평균 3년 2개월인 반면, 가상 아이돌의 경우 제작 기간은 적게는 6개월~1년 정도 걸린다. 3분의 2인 셈이다.


가상 아이돌은 개발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실패 시 위험부담도 적다. 한 해 평균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의 수는 40~50팀이지만, 성공하는 사례는 손에 꼽는다. 시간과 돈을 들여 데뷔시킨 그룹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하지만 가상 아이돌의 경우 반응이 없다면 빠르게 또 다른 캐릭터를 내놓을 수 있다.



◆ 한국형 가상 아이돌이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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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AI 가수 아뽀키 /사진=아뽀키 인스타그램


가상 아이돌이 과거에 없었던 건 아니다. 1998년 세상을 놀라게 한 사이버 가수 아담이 있었지만, 당시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어느새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다.


가상 아이돌이 팬덤을 구축하고 오랜 시간 유지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정립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상 아이돌을 비롯한 디지털 휴먼이 팬덤을 형성하려면 성격, 스토리텔링, 백그라운드가 잘 정리돼야 한다. 사람과 달리 가상 인물에게서 이러한 설정이 유지되기 어렵다"며 정교한 설정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질감 없는 기술 구현력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상 인물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허들이 높은 편이기에, 실제 인간과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야 거부감이 덜하다는 것이다. 위 교수는 "일본에 하쿠네 미츠 같은 사례가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가상 아이돌보다는 실제 아이돌에 대한 친화성이 훨씬 높다"며 "최근 그래픽 기술이 좋아지고, 코로나19에 의해 가상에 대한 저항감이 약해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수용하련느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메타버스 세상 속 더 커질 가상 아이돌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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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 속 블랙핑크 캐릭터 /사진제공=제페토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세계 가상인간 마케팅 시장은 2019년 9조원에서 오는 2022년 17조원으로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 세상 속 가상 아이돌의 영향력도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가상 아이돌 제작사 관계자는 "앞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채워야 할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한데, 그 안에 최선의 선택지 중 하나가 버추얼 휴먼"이라고 얘기했다.


위 교수는 "신한은행과 로지의 사례가 화제를 일으키며 마케팅적으로 성공했다. 기업들이 버추얼 휴먼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 아이돌은 제작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사례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메타버스가 K팝에 다양한 방식으로 스며들고 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여기에 AI 기술 등을 바탕으로 한 가상 아이돌이 등장하며 새로운 형태의 K팝이 나타나고 있다.

출처 : https://star.mt.co.kr/stview.php?no=2021083115550580449